스페인 넷째 날 - 대망의 가우디 투어!
스페인 하면 바르셀로나, 바르셀로나 하면 가우디! 이 날은 대망의 가우디 투어를 하는 날이었다. 여행 메이트가 많은 가우디 투어 중에 '그래도 건축가가 설명해주는 것이 좋지 않겠어?'라며 고른 건축가가 설명해주는 가우디 투어를 골랐다. 나도 그냥 같은 투어를 신청했다. 지하철을 타고 집합장소에 갔다. 남자 가이드가 바로 건축가(였나 건축학과 졸업생이었다 그랬다.)였다. 같이 걸어서 가우디의 첫 건축물 작품인 '까사 비센스'로 향했다. 이름이 낯설었다.(실은 모든 가우디의 작품 이름이 낯설었다.) 그리고 미리 솔직해지자면 건축가인 만큼 전문적인 설명을 많이 해주셔서 그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열심히 들었지만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기억에 남는 지식은 없다.
이 건축물을 설명을 듣고 기억에 남는 것은 가로로 붙여져 있는 노란색 꽃 모양 타일이 강조됐었다는 점, 철조망이 야자수 나뭇잎이었나 그런 걸 보고 디자인되었다는 점 등이다.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고 밖에서 설명만 들었다. 이때부터 타일을 좋아했나 보다.
그다음 버스를 타고 향한 곳은 '구엘공원'이었다. 바로 그 당시에 계획도시랄까. 말이 공원이지 신도시? 같은 거랬다. 분양이 딱 2채 됐다고... 자기 집이랑 친구집이었나. 시장터도 마련했는데 분양이 안됐단다. 안타깝다. 그래도 설계에 있어서 엄청 세심했다고 기억이 난다. 천재적이었다.
구엘 공원까지 투어를 한 후 바르셀로네타로 향해서 점심을 먹었다. 이렇게 무려 4일간 3번이나 바르셀로네타 해변을 갔다. 다행인 것은 갈 때마다 다른 모습을 봤다는 것. 점심은 딱히 먹을 것이 없어서 수제 햄버거를 먹었다.
그 다음 향한 곳은 '까사 바뜨요'이다. 명품거리 같은 곳에 위치해있다. 바로 근처 건물들도 특이하고 예쁘다. 그 건물들은 1, 2등을 했다고 했다. 이 까사 바뜨요는 보다시피 정말 정말 특이한 외관을 하고 있다. 홍보 동영상을 보니 거의 영화다. 용의 신체를 형상화했다고 들었다. 입장료가 생각보다 비쌌다. 우리 투어는 이 까사 바뜨요와 까사 밀라는 들어가지 않았다. 여행의 일정이 된다면 다른 날 가보라고 했는데 우리는 다음 날 떠날 예정이라 나는 결국 들어가 보지 못했다. 여행 메이트는 두 번째 날 자유시간에 이 둘 중에 하나를 가보겠다고 가서 까사 밀라를 갔다 왔는데 나도 바르셀로네타 해변 가지 말고 건축물이나 볼걸 그랬다. 이래서 사전 조사가 중요한가 보다...
이건 ATM기이다. 까사 바트요에서 까사 밀라로 걸어가는 길에 우리처럼 기계가 따로 있는 ATM기가 이나리 건물에 내장돼있어 신기해서 찍었다.
이 건축물이 '까사 밀라'이다. 옥상에도 조각이 있다고 했다. 이 외관은 우리가 다녀왔던 몬세라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들었는데 나는 '바르셀로네타 해변의 모래를 보고 영감을 받은 거 아냐?'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대망의 하이라이트! 지금까지도 건축하고 있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왔다. 이때 이 투어가 정말 좋았다. 다른 투어는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성당 외부에 조각되어 있는 것이 성경의 내용이라고 했다. 가이드가 그것을 하나하나 설명해 줘서 좋았다. 앞판(?)은 직접 가우디가 지었고, 뒤쪽은 가우디 사후에도 계속 지어왔던 것이라고 했다. 아직도 끝나지 않았고, 조만간 100주년인데 그때까지는 다 짓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런데 바르셀로나 인들은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는다고 한다. 앞부분은 뭔가 손 때(?) 탄 것이 느껴진다.
센스쟁이 가이드가 들어가서 최적의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고개를 들지 말고 바닥만 보고 따라오라고 했다. 중간에 봐버리면 감동이 줄어든다고. 뭐 얼마나 감동적이겠어하면서도 말을 잘 들었다. 잘 듣길 정말 잘했다. 성당의 가운데에서 딱 고개를 들었을 때의 감동은 정말 지금도 감탄이 나온다. 나는 그동안 스테인드 글라스가 뭐 어떻다는 거지 했는데 그 진가는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서 알 수 있었다. 여기는 꼭 맑은 날 시간에 따라 가보면 좋을 것 같다. 해가 비치는 방향에 따라 스테인드 글라스의 색깔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갔을 때는 주황색, 노란색이 성당 안을 물들이고 있었다.
나는 종교가 없지만 잠시 미사보는 자리에 앉아서 성당 내부의 풍경을 만끽했다. 그때 한 외국인이 척척 걸어오더니 마치 기사처럼 한쪽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세상 멋있었다. 유럽에 가게 되면 꼭 성당을 들르지 않는가. 없던 신앙심이 생길 것 같다. 이래서 성당을 멋있게 지었나 보다.
가슴 설렜던 가우디 투어를 마치고 보케리아 시장에서 해물찜을 먹으려고 했다. 노천에 있는 식당에 갔더니 우리를 으쓱한 골목으로 데려갔다. 불안해하면서 따라갔더니 좋은 식당으로 이끌어줬다. 2호점이던가 본점이라던가 어쨌든 같은 가게라고 했다. 그곳에서 감바스와 해물찜을 맛있게 먹었다.
그 후에 물보다 싼 맥주를 한 캔씩 사서 버스를 타고 야경을 보러 갔다. 보통 8시쯤 보러 가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조금 늦어져서 9시, 10시쯤에 갔던 것 같다. 야경으로 유명한 카멜 벙커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점점 사람이 줄어들어서 조금 무서웠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한국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내리는 사람은 우리 둘 뿐이었다.
버스에서 내리고도 어디로 올라가는지 몰라서 한참 헤매다가 겨우 올라갔다. 그런데 마을 같은 곳이 나타났다. 그리고 표지판에 락커로 'tourist go home' 이런 말이 써져 있었다. '사람이 사는 마을에 야경을 본다고 자꾸 사람들이 오가니까 싫었나 보다' 하면서 무서워하며 뛰어서 지나갔다.
야경 스폿으로 보이는 곳에 도착하니 정말 우리 말고 외국인 3~4명이 전부였다. 춥고 무서웠다. 그러나 야경은 황홀했다. 하늘에 불빛 점을 보며 저건 뭘까, 비행기일까, 그러기엔 너무 자주 보이지 않나 이런 얘기를 하고, 우리가 갔던 관광지를 찾아보며 맥주 한 캔을 떨면서 마셨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내려왔다. 다행히 버스가 있어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려오니 시간이 12시쯤이었다.
그렇게 아쉬운 바르셀로나의 마지막 밤을 보냈다. 바르셀로나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다. 완성된 사그라다 파밀리아도 봐야 되고, 안에 못 들어가 본 까사 바뜨요, 까사 밀라도 가봐야 돼서 꼭 다시 바르셀로나에 오고 싶다. 나의 첫 자유여행지, 바르셀로나. 행복했다.
가계부
가우디 투어(사전) 46,000원
구엘공원 기념품 17.05유로
왕복 지하철 4.4유로
물 1유로
햄버거 10.7유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기념품 12유로
저녁 해산물, 감바스 59.5유로(같이)
왕복 버스비 4.4유로
맥주 0.9유로
입장료 26.5유로
여행 온 뒤 내가 쓴 총비용 108.2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