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아홉째 날-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
벌써 세비야 마지막 날이 되었다. 이 날은 마지막으로 세비야를 조금 둘러보고 렌페를 타고 마드리드로 향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세비야. 이곳 역시 또 가고 싶은 곳이다.
일행들은 메트로 파라솔로 향했다. 나는 혼자 마티덤 앰플을 싸게 판다는 약국에 들러 앰플을 사고 메트로 파라솔로 갔다. 멀리서 특이한 건축물을 보고 잘 찾아갔는데 입구를 찾는데 헤맸다. 어찌어찌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입장료를 냈는데 '여기에 올라가는 곳이 있나?' 하면서 들어갔더니 무슨 유적 발굴하는 것 같은 현장이 있었다. 다시 카운터에 문의하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다행히도 환불을 해줬다. 엘리베이터를 타는 곳에서 다시 입장료를 내고 위로 올라갔다.
혼자 지붕과 풍경을 둘러보며 사진 다 찍고 카페에 있던 일행과 합류했다. 그리고 같이 다시 한 번 스페인 광장으로 향했다. 정말 몇 번을 가는지 모르겠다. 바르셀로네타 때도 그랬지만 여행 일정, 경로는 미리 파악하는 것이 좋다. 물론 여러 번 가도 좋았다. 또 이번에는 드디어 모든 멤버가 같이 간 것이라 더 좋았다.
렌페 시간이 되기 전에 기차역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기념품도 사고 맥도날드를 사 먹었다. 나는 전에 맥도널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서 해외에서 맥도널드를 이용하는 것이 신났다. 그리고 가성비가 좋은 해피밀을 샀다. 장난감 대신 작은 동화책을 받았다. 해외 맥도널드가 우리나라 맥도널드보다 콜라도 크고 양이 많은 것 같다.
렌페를 타고 마드리드로 향했다. 우리는 좋은 자리를 예매했다. 우리 칸안에 사람이 많지 않아서 편하게 갔다.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이자 스페인의 수도인 마드리드에 도착했다. 마드리드에는 도착하자마자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길을 걸어가는데 차에서 빵빵 거렸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꽤 많은 인종차별을 당했다.
이번 숙소도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빌렸다. 이번 숙소는 방이 4개라서 각자 방을 한 개씩 썼다. 여기는 빨래를 특이하게 널었다. 부엌에서 창문을 보면 건물이 둘러싸고 있는 공간이 나온다. 거기에 다른 창문에 줄을 걸어 빨래를 널었다. 신기했으나 우리는 그냥 집 안에 옷걸이에 걸어서 말렸다.
짐을 풀고 마드리드를 둘러보기 위해 나섰다. 우리 숙소는 메인 관광지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걸어서 구경할 만한 곳으로 이동했다. 네모난 모양으로 건물이 감싸고 있는 광장이 나왔다. 마요르 광장이다.
마요르 광장 바로 옆에는 산 미구엘 시장이 있다. 시장이라고 해서 정말 시장을 생각했으나 건물 안에 가게들이 있었다. 야시장 같은 느낌도 있었다. 여기서 간단한 간식을 사 먹고 또 걸어갔다.
시장에서 간단히 요기하고 나와 마드리드 왕궁을 향해 걸었다. 여기는 역시 왕궁이라 그런지 건물 앞 정원에 그 어느 곳보다도 동상이 많았다. 그리고 건물 옆에 회전목마도 운행하고 있었다.
마드리드 왕궁 구경을 끝내고 솔광장으로 향했다. 거기서는 시위를 하고 있었다. 무슨 시위를 하는지 궁금해서 길에 왠지 기자 같은 사람이 서 있길래 무엇을 위한 시위냐고 물어봤다. 베네수엘라와 관련된 시위라고 했다. 다른 나라에 대한 시위도 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밥을 먹으러 이동했다. 조금 걸어갔다. 여기는 여행메이트 2가 다른 지점에서 먹어봤다고 추천했던 곳이다. 이 식당의 매니저 같은 멋있는 언니가 '레이디스~'이러면서 환영해줬다. 와인과 요리를 시켰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 신기한 요리가 나왔다. 그래서 멋있는 웨이트리스 언니를 불러 소곤거리며 '우리도 저거 먹고 싶다'라고 했다. 그랬더니 웃으면서 추가 주문을 해줬다.
여기 요리가 어떻냐면 치즈 사이에 주시기로 초록색 액체를 넣기도 하고, 투명 돔 모양 뚜껑 안에 연기가 가득차있고, 미니 중식 도로 고기를 썰어 먹는 이런 특이한 요리들이 있는 곳이었다. 굉장히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던 식당이었다.
나는 원래 와인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스페인에 와서 와인을 자꾸 먹다보니 어느새 와인을 좋아하게 되었다. 지금도 와인을 즐겨 먹는다. 어떤 것을 좋아하게 되는 데는 특별한, 좋은 기억과 연관 지어지는 것이 가장 빠르게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는 방법이란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돌아오는 길에 슈퍼에 들러서 간식을 샀다. 스페인은 10시 이후로 식당이 아닌 슈퍼같은 가게에서 술 판매가 금지다. 큰 까르푸였는데 술 코너만 출입금지 테이프가 붙어 있어서 신기했다. 생수랑 간식을 사들고 나가는데 출입구에 있던 경비원이 우리를 불렀다. 영수증과 산 물건을 확인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냥 두면서 우리만 확인하는 것도 괜히 차별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투덜투덜하면서 다 같이 걸어서 집으로 향했다. 4명이 같이 다녀서 괜찮았는데 골목은 조금 무서웠다.
숙소에 돌아와서 고민을 했다. 마드리드에서 가장 유명한 클럽이 바로 숙소에서 5분거리였고 큰 길가에 있기 때문이다. 여행 메이트 3과 같이 클럽에 갔다. 출입구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조금 무서웠는데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1층이 메인이었다. 여기서 한국인도 만나고, 댄스팀 같은 사람들과 같이 어울려 춤도 췄다. 노래는 우리나라 클럽에서 나오는 노래처럼 템포가 빠른 노래는 아니었다. 그리고 자기들끼리 다 같이 따라 부르는데 나는 팝송도 잘 몰라서 조금 소외감을 느꼈다ㅋㅋ 층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다른 음악이 나온다.
1층부터 모든 층을 둘러보고 다시 1층에서 춤을 췄다. 그런데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는데 어떤 외국 여자들이 날 잡더니 같이 사진찍자면서 막무가내로 사진을 찍었다. 찍는 순간까지도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찍고 나서 엄청 깔깔 웃었다. 느낌이 쎼하더니 '아 이거 일종의 인종차별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정신이 없어서 지워달라고 말은 못 하고 또 찍자는 것은 싫다고 말하고 지나왔다. 정말 괜히 피해의식만 늘게 되었다. 그러고 기분이 나빠서 2시쯤 집으로 돌아갔다.
스페인 클럽은 한국 클럽과는 다르게 건전하게 놀 수 있었다. 쓸데 없이 만지는 사람도 없었다.(아니면 이것도 일종의...? 아니면 그냥 나한테 관심이 없었나?) 아무도 모르는 곳에 가서 춤을 신나게 추고 싶었는데 내 소심한 성격상 그건 또 잘 안됐다. 그냥 한 번 와본 것에 의의를 두고 구경만 하고 몸은 살짝만 흔든 채 나왔다. 그래도 용기 내서 가 보길 잘했다!
내일은 당일 렌트를 해서 마드리드 근처 도시인 콘수에그라와 톨레도를 다녀오기로 했다. 새벽에 잠들어서 조금 걱정했지만 늦지 않게 챙길 수 있겠지?
가계부
렌페(사전)
에어비앤비(사전)
아침 빵, 커피 10.2유로(같이)
마티덤 앰플 110.44유로
메트로 파라솔 입장료 3유로
플라멩카 인형 9.9유로
택시비 5.3유로
택시비 10.35유로(같이)
저녁 95유로(같이)
슈퍼 간식 10유로
맥도날드 3.95유로
(클럽 비용은 피곤해서 못 적은 것 같다. 입장료와 옷 맡기는 비용, 술값이 들었던 것 같다.)
여행 온 뒤로 내가 쓴 총 비용 164.82유로+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