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멀리로

 내 생의 첫 자유여행-스페인

C.Nee 2020. 2. 16. 23:59

 내 인생의 해외여행은 아주 먼 날의 이야기인 줄 알았다.
 다른 사람들은 대학때 돈 모아서 유럽 일주도 하곤 하던데 나하고는 연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겁도 많고 돈도 없고 내 주제에 감히 여행을 가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같이 여행 가는 여행 메이트에게 설득을 당했다.(굉장히 의존적인 나는 누군가의 허락 비슷한 게 필요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어릴 적 내 꿈은 세계일주였다. 그런데 세계일주를 꼭 한 번에 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년에 1번씩 다른 나라를 가보면 되지. 그게 모이면 언젠간 세계일주가 완성되겠지 하는 생각에 질렀다.

 평소 손이 작던 나는 비행기값에 손을 떨며 할부로 결제했다. 숙소도 일행들과 논의하여 괜찮은 호텔들로 예약했다. 생각보다 여행 준비는 엄청난 스트레스였다. 그 나라 기후를 고려해 옷도 준비해야 하고(잠옷을 포함해 많은 옷을 샀다) 유심, 환전, 가이드북, 소매치기 방지 스프링, 압축팩, 목베개 등등 첫 자유여행이라 걱정도 많고 상상도 안돼서 힘들었다. 어쨌든 2018년 1월 25일에 떠났다.
(떠나기 직전까지도 직장에서의 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ㅠㅠ)

 

 

첫번째 기내식이었다. 망고 케이크는 환상이었다. 빵도 따끈따끈해서 맛있었다. 와인도 좋았다.

 언제나 비행기 창문으로 보는 세상은 좋다. 그래서 나는 창가자리를 선호한다. 맥주도 와인도 많이 먹었지만. 옆사람 나갈 때 같이 나가서 화장실에 다녔다.
비행기는 많이 타봤다. 거의 한 시간짜리였지만. 이게 아늑하고 아주 긴 시간이다 보니 차라리 내리기 싫어졌다. 마냥 모든 게 좋았던 것도 같다.

 

 

 야무지게 간식도 챙겨 먹었다. 컵라면은 시켰을 땐 이미 매진이었다. 와인도, 맥주도 야무지게 먹었다. 대한항공 서비스가 너무 좋았다. 시작을 호화롭게 해서 이제 저가비행기는 못 타는 거 아닌가.(실제로 이후에 힘들었다.)

두번째 기내식이었다. 쏘쏘.

 데이터는 유심칩을 사서 끼우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냥 여행 메이트들이 하길래 따라 했는데 유심칩을 하길 잘했다. 이후 여행에서 포켓 와이파이도 썼었는데 무겁고, 충전해야 되고 일행과 같이 있어야 하고 등등 별로였다. 유심칩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비행기에서 본 첫 스페인 바르셀로나 야경. 공항 근처에는 어두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여기는 지방이라서 어두운가 보다라는 막말을 했었지.. 이후에 전망대에서 본 바르셀로나 야경은 아주아주 멋있었다.

 

 

거리에서부터 이질감이 느껴진다. 건물과 건물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노란색 조명이 예뻤다. 내가 외국에 왔구나하는 생각이 거리만 걸어도 든다. 거리만 쏘다녀도 즐거운 여행이 될 것 같았다.

 

 

 첫 끼니. 거리를 돌아다니다 아무 식당에나 들어가서 주문했던 문어다. 나는 문어가 질기지 않고 이렇게 부드러운 줄 처음 알았다. 다른 음식들 맛은 그냥저냥이었으나 직원들이 매우 친절해서 좋았다. 영어를 잘 못해서 걱정했었는데 생각보다 잘 통했다.
 옆 서양 남자애들이 1인 1피자 하는 것을 보고 놀랐었다. 심지어 2조각 먹고 두고 가서 더 놀랐다.

 

 

 숙소 가운데 계단이다. 영화 속 추격전에 나올법한 계단이다. 외국스럽군. 이렇게 첫날은 도착하고 밥 먹는 것만 하고 끝이 났다. 이동만도 이렇게 피곤한데 시차 적응은 잘할까... 계획도 다 짜지 않고 왔는데 만족스러운 여행이 될까... 걱정이 한가득이었다.


가계부

 

대한항공(인천-바르셀로나/마드리드-인천) 96만원(정도)

호텔 미드 모스트 4박 515,519원

 

공항버스 10.2유로

타파스 38.1유로(같이)

 

여행 온 이후로 내가 낸 총비용 29.25유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