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직장동료의 권유였다.
-나 스페인갈껀데 같이 갈래요?
-제가요? 저는 돈도 없고 무서워요.
-돈은 뭐 다음달, 다다음달의 내가 갚는 거고, 무서운건 같이 가는데 뭘요.
-음.. 고민해볼게요.
이런 대화가 몇 번 오고간 뒤에도 계속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아빠와 싸우고 명절에 집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뒤 이 여행에 동참하게 됐다. 일정에 명절을 포함해서 휴가를 받은 거라 길게 갔다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쩌다 보니 이 이후로는 계속 명절에 집에 안가게 됐다. 여행을 갔다.ㅋㅋ)
비행기 값은 카드로 긁었고, 할부였다. 그래서 몇 달간 카드값에 시달렸던 것 같다.
그럼에도 얻은 것이 있다면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자신감, 나도 해외여행 갔다 왔다는 자부심, 영어에 대한 자신감, 미술관 등 직접 가서 보고 들어서 얻은 지식들, 여행메이트들과의 추억, 관계 등이 있겠다.
잃은 것이라면 돈, 남자친구와 가족과 보낼 수 있던 시간이다.
그래서 나는 무조건 해외여행을 추천한다. 돈은 또 벌수 있지만 여행을 다녀와서 생긴 자신감, 자부심은 나의 인생을 바꾸기도 하기 때문이다.
2년이 지난 지금은 음... 돈은 확실히 그 때 못모아서 다른 사람들이 모으는 것에 비하면 많이 못 모으긴 했다.ㅎㅎ 그래서 조금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여행은 옳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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