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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멀리로

싱가폴, 대만(4) 여행 마지막 - 찻집에서 하는 도원결의

by C.Nee 2024. 1. 4.

이날이 마지막 날이었다. 정처없이 타이베이 시내를 떠돌고, 야시장에 다녀왔다.

딱히 목적지를 두지 않고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찻집에 가게 되었다. 너무 좋은 경험이어서 다기 그릇 세트를 사올 뻔 했다.

우선 짐을 챙겨서 나와서 역에 캐리어를 맡겼다. 나중에 여기서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난 항상 이 광경이 신기하다.

그 다음 하이디라오에 갔다. 한국에서도 못 가본 하이디라오를 대만에서 처음 갔다. 변검술 가면쇼도 계속 해주는 데 정말 신기했다. 맛도 있었고, 굉장히 친절했다. 입장 전 열을 재는데 37.3도가 넘으면 못 들어갔다. 열이 날까봐 걱정했다.

맛있게 훠궈를 먹고 나서 시내를 떠돌았다. 그러다 찻집에 들어갔다.

각자 취향에 맞게 차를 고르고 직접 우려서 마셨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엄청 웃고 즐기면서 꽤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왔다.

드디어 기대하던 스린 야시장에 갔다. 시장이 너~무 크고 사람이 많아서 초입에서 우선 음식 하나 사서 근처 빈 공간으로 대피해서 먹었다. 이것 저것 하나씩 사서 맛보고, 건물 지하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 망고 젤리가 진짜 맛있었다.

나는 놀이를 좋아한다. 여기 뒤쪽에 가니 다양한 물건도 팔고, 빙고 게임도 있고, 쇠구슬 튕기는 게임도 있었다. 쇠구슬 게임은 무슨 도박 중독자들 처럼 사람들이 잔뜩 앉아서 초점없는 얼굴로 계속 튕기고 있더라. 그건 좀 무서워서 지나가고 빙고 게임이 있었는데 이건 할만하겠다 싶어서 했다. 하나 걸려서 귀여운 불빛나는 열쇠고리 하나 받았다. 일행 2명은 뒤에서 자꾸 "이런거 좋아하면 패가망신한다."면서 내가 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래도 나는 이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러고 아쉬움을 뒤로 남기고 제주항공 비행기를 타고 돌아왔다.

전에도 그랬지만 새벽 비행기를 타면 면세점이 문을 다 닫아서 그게 조금 아쉽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기절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집까지 가는 길이 또 너무 피곤하다.

이번에 외국에서 외국으로 이동하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괜찮은 경험이었다. 나라에 따라 날씨가 바뀌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싱가폴, 대만 모두 너무너무 좋은 기억만 남아서 행복했다. 싱가폴, 대만 모두 가족과 한 번 가보고 싶을 만큼 깨끗하고 안전한 나라라고 생각된다. 다음에 또 갈 수 있기를.


내가 갑자기 4년 전 여행기를 쓰는 이유는 곧 새로운 여행을 떠나기 때문이다. 해외여행을 사랑하게 된 이후로 계속 새로운 여행을 꿈꿨었다. 2020년 겨울에 이탈리아에 가려고 비행기 예약까지 했는데 길어지는 코로나로 취소했었다. 그 이후 계속 해외 여행의 꿈은 접어놓고 있었다. 그러다 발리 여행 메이트 1과 새로운 메이트와 같이 오로라를 보러 캐나다에 가기로 했다. 1년 넘게 돈을 모으고 가게 되었다. 새로운 여행을 기대하며 이전 여행을 떠올려 봤다.

참고로 해외여행을 멈추게 되면 돈을 좀 모으게 될 줄 알았는 데, 돈은 계속 쓰게 되더라... 차를 사고, 교정을 하고, 라식을 하고, 쌍커풀 수술을 하고, 대학원에 가고... ㅎㅎㅎㅎㅎ 어차피 쓰게 될 돈. 내 시야를 넓히는 데 쓰는 것도 좋다고 생각된다. 경험으로 배운 지식은 오래 간다. 다들 즐거운 여행하시길 바란다.